영화 러쉬








영화 러쉬 스케줄이 빡빡한 여행을 하고 계셨던 분께는 상당히 미안하지만, 내게는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체험이었다. 장시간 책을 읽을 수 있지, 도시락도 제공해 주지, 특급 요금은 되돌려 주지, 그런데도 영화 러쉬 불평을 한다면 벌을 받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보통 상황 같으면 절대로 내릴 리가 없는 조그만 역에 내려서, 거기에 있는 조그만 마을을 아무런 목적도 없이 어슬렁어슬렁 걷는다는 것도 아주 신나는 일이다. 영화 러쉬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한 십오분쯤 걸으면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다 구경할 수 있을 만큼 조그만 동네였다. 우체국이 있고, 책방이 있고, 약국이 있고, 소방서의 출장소가 있고, 영화 러쉬 운동장이 유난히 넓은 국민학교가 있고, 강아지가 고개를 숙이고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