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집에는 슬램덩크 라디오도 TV도 전화도 없으니까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오백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는 담배가게에 가서 하이라이트를 한갑 사고, 그 길에 안쪽 방에 걸려 있는 벽시계를 힐끔 들여다부는 슬램덩크 방법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시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는 별로 생각지 않았다. 지금은 손목시계니 탁상 시계니 오디오 타이머니 하고 전부 합하면, 열여섯개나 되는 시계가 집에 슬램덩크 있다. 무려 열여섯개다. 시계 열여섯개가 내 집안에서 제각기 때를 새기고 있는 것이다. 십오년 전을 생각하면 정말 슬램덩크 거짓말 같은 생활이다.